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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여행

사르르 녹는 봄 제철 '실치회', 당진 "선창어부횟집"

by 쟌결 2025. 4. 13.

 

봄은 바야흐로 '실치'의 계절입니다.

 
 
봄 하면 떠오르는 충남 서해안의 귀중한 수산물이 있습니다. 모두 3~5월이 제철인데,
일단 쭈꾸미꽃게가 대표적입니다.
 
둘이 이 때가 제철인 이유는, 번식기로 인해 암컷의 알이 꽉 차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둘은 철이 지나도 급속냉각 등의 방법으로 다른 계절에도 즐길 수 있는 수산물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인 실치는, 그 중에서도 실치회1년 중 딱 요맘때에만 맛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실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 보겠습니다. 

 
실치는 통상 물고기의 어린 치어를 의미하며, 흔히 뱅어포로 익숙한 뱅어의 치어를 실치라고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뱅어의 치어가 실치인 것이 아니라, '베도라치'의 치어가 실치라고 합니다. 저도 여지껏 뱅어의 치어를 실치회로 먹는 것인 줄 알았네요..

따라서 뱅어포라고 했을 때에도 뱅어로 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베도라치의 치어인 실치를 말려서 포로 만든 것이 뱅어포입니다. 
 
https://www.fsis.go.kr/front/contents/cmsView.do?cate_id=0301&cnts_id=29277

https://www.fsis.go.kr/front/contents/cmsView.do?cate_id=0301&cnts_id=29277

베도라치의 치어 ‘실치’ 실치는 베도라치의 치어를 말한다. 베도라치는 바닷물이 얕은 연안에 사는 물고기인데 한반도의 바다에 흔하며, 바위 틈이나 해초에 숨어 지내다 낚시에 곧잘 잡히

www.fsis.go.kr

 
 
 
참고로 뱅어는 다 자라도 10cm를 채 넘지 않는 작은 물고기인데, 베도라치는 크기가 작긴 하지만, 실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긴 하군요.. ㅎㅎ
 

(왼쪽) 뱅어가 다 자란 모습, (오른쪽) 베도라치 성체

 
 
 
서해의 따뜻한 연안에서 이 시기에 베도라치의 치어, 즉 실치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데, 이 때 촘촘한 그물로 싸악 잡아 올리게 됩니다.
 

물 반 고기 반이 딱 이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당진을 가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고 여린 물고기이기에, 그물로 잡아 바닷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채 2~3분을 버티지 못합니다. 산지에서 바로 건져 올린 실치를 곧바로 회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연안 항구이기에, 발걸음을 옮겨 실치회를 내어 오는 식당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ㅎㅎ
 
 

 
 

  • 위 치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로 324
  • 문 의 : 0507-1322-1893
  • 영 업 : 매일 9시 ~ 21시

 
위치에서도 보이지만, 당진에서 실치회가 유명한 곳이자 항구는 '장고항'입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실치축제'도 이곳에서 개최되며, 4.27(토)~28(일) 양일간 초대가수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가 있다고 하네요..
 
https://www.dangjin.go.kr/prog/tursmCn/tour/sub02_01/view.do?cntno=47

당진시청

당진시청

www.dangjin.go.kr

 
 


 
 
이곳 장고항에서 저희는 새내기 부부와 함께 어른 넷과 아이 둘이 함께 횟집에 입성합니다.
 

전형적인 바닷가 회타운의 모습입니다.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트메뉴]  * 3인 기준 가격
1. 실치회 + 간재미무침 + 쭈꾸미샤브 : 14만원
2. 실치회 + 간재미무침 + 실치국 : 10만원
3. 회 + 실치회 + 간재미무침 + 산낙지 + 모듬해산물 + 매운탕 : 18만원
 
[봄철메뉴]
실치회(4만 5천원), 간재미무침(4만원), 쭈꾸미샤브(9만원)
산낙지와 멍게도 있습니다.
 
이외에 활어회막회와 같은 회 메뉴가 있고,
식사로서 생우럭매운탕, 실치회덮밥, 실치국, 물회, 바지락칼국수도 있네요.
 
 


 
 
저희가 이 날 주문한 메뉴는 실치회, 간재미무침과 쭈꾸미 샤브샤브입니다. (1번 세트)
실치회는 한땀한땀 먹어도 맛있지만, 뭉탱이로 한 젓가락, 한 숟가락씩 먹어야 맛이 납니다
위에 토핑처럼 올라간 땅콩 견과류고소함을 더해 주고, 아래 야채들과 함께한 초고추장 양념한국인의 맛을 완성합니다.
 
아무래도 바다에서 바로 올라온 실치를 그대로 먹는 것이다 보니, 너무나 싱싱합니다. 식감도 부드러우면서 감칠맛과 함께 바다향이 그대로 풍겨납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콘샐러드, 조개탕 등 스끼도 싸악 나옵니다.

 
 
후에 나온 쭈꾸미 샤브샤브는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고, 반주와 함께 하기에 국물요리로서 일품입니다.
 

싱싱한 쭈꾸미를 산 채로... 미안합니다.

 
 
 
다만 실치회를 먹다 보면, 저와 같이 비린맛에 내성이 강하고 가리는 것이 잘 없는 경우라면 거부감이 없겠으나,
냄새 등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는 먹다 보면 비릿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바다생물을 통째로 계속 먹다 보면 그 특유의 존재감을 어찌할 순 없겠지요. 그렇다고 초장 무침의 비율을 높이자니 실치회의 식감이 무뎌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치회식감이 거의 7~80% 매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ㅎㅎ
 
그럴 때에는 역시! 알콜로 한 번씩 입 안을 싸악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 소주나 맥주, 막걸리도 잘 어울리겠으나, 이 날은 저희를 초대한 커플이 가져온 사케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 내 주었습니다.
 

이거 근데 이름이 뭐였더라...?

 
 


 
 
제철에 먹는 음식은 역시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나 싱싱함이 곁들여진다면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메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쭈꾸미와 꽃게 외에도 실치회를 느껴 보기 위해 당진 여행을 떠나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