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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여행

겨울 제철 굴을 맛보기 위한 대전 최고의 맛집, "통영굴나라"

by 쟌결 2024. 11. 26.

날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각종 해산물의 제철이 다가왔다고 할 수 있지요. 방어부터 시작해서 많은 종류의 어패류 또한 겨울이 제철입니다. 그 중에서도 겨울 해산물 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굴'이지요.
 
굴 하면 저는 충남 서해안 굴이 익숙합니다. 보령에서 나오는 '천북 굴'이 유명하지요. 매년 천북 굴축제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양대산맥으로, 통영 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둘은 서해안 굴남해안 굴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생각난 김에 정리해 봤습니다.

 
서해 굴은 작은 굴로, '어리굴'이라고도 합니다.
흔히 서산, 태안에서는 어리굴젓을 많이 먹지요. 김치를 담글 때 겉절이에도 굴을 많이 넣습니다. 돌솥에 어리굴을 넣은 굴밥도 일품입니다. 
 
반대로 남해 굴은 큰 굴로, '참굴'이라고도 합니다. 껍데기째 찌는 석화 찜으로 먹을 때 그 큰 굴을 먹을 때면 그 비주얼이 상당합니다. 
 

굴을 딱 비교해 놓은 게 있네요. (출처 : MBN)

 
 
두 지역이 이렇게 크기가 다른 것은, 종류가 다른 것도 아니고 자연산이냐 양식이냐의 차이도 아닙니다. 둘 모두 양식을 하지만, 양식을 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해안 어리굴갯벌에서 양식을 하기에,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영양분을 하루 종일 섭취하는 게 아니다 보니, 성장이 더딥니다. 반대로 남해 굴줄곧 바닷속에서 양식을 하므로 성장 속도가 빨라 크기도 커지게 됩니다. 이를 '수하식' 양식이라고 한답니다. 
 
그렇지만, 두 굴 모두 같은 양을 섭취했을 때 영양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 고로, 그냥 맛있는 걸 드시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리굴은 굴젓이나 굴밥 등 다른 재료와 어우러지거나 함께 먹을 때 좋은 듯 하며, 참굴은 굴을 왕창 먹겠다, 굴이 주인공이다 할 때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맛있는 굴을 먹을 때나 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합당한 말입니다. 반대로 해산물 비린내에 민감하거나 어패류를 그다지 즐기지 않을 경우에는 반대로 작은 굴이 접근성이 좋을 텐데요, 저조차도 뭔가 큰 굴을 먹을 때 처음에는 약간의 각오(?)를 하고 먹게 됩니다. (혹시 비리면 어쩌지.. 하는)
 
하지만 오늘 포스팅의 대상인 대전의 '통영굴나라'는, 적어도 굴의 신선도와 '비린 맛ㆍ냄새 없음'에 대해서는 정말 단 하나의 걱정 없이 드셔도 좋다고 할 만큼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도로 변 코너 한 켠에 무심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 위치 : 대전 서구 월평로 76 1층 통영굴나라
  • 영업 : 평일 11:50 ~ 23:55
  • (브레이크 14:00~17:30)
  •           주말 17:30 ~ 23:55
  • 연락처 : 042-489-2632
  • ※ 메뉴 포장 가능

 


 
'맛집'의 정의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을 덧붙일 수 있겠으나, 이곳이 맛집인 이유 또 하나를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통상 각종 SNS를 통해 홍보된 맛집은 젊은 사람들 위주로 웨이팅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식당은 규모도 작은 와중에(6~7개 테이블 정도) 대기표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대부분 줄을 서 계시더라구요.. 찐 로컬 맛집의 냄시가 그대로 풍겨납니다. 그야말로 입소문 만으로 어르신들에게 인정받는 곳임을 반증합니다. 하물며 프랜차이즈도 아닙니다. 대전에서 통영 굴을 이렇게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격일 뿐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것은 월요일 점심 12시 경이었는데, 이미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약 2~30분 정도 기다린 듯 하네요. 저녁에는 웨이팅이 2시간이라고 합니다. 대로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차는 살짝 애매합니다. 근처에 최대한 주차 후에 줄을 서서 대기하면 됩니다.
 

가게 앞 각종 안내문(?) 들입니다. 얼마나 문의가 많았는지를 알 수 있네요.

 
 
메뉴는 식사로 굴국밥, 굴순두부, 굴매생이탕이 있고,
메인&곁들임 메뉴로 굴찜, 굴보쌈, 굴전, 굴튀김, 생굴이 있습니다. 
 
점심에는 굴튀김과 생굴이 점심특선으로 제공됩니다.
(그냥 둘 다 드세요)
 

식당 안 메뉴판입니다.

 
 
이번에 저희는 3명이 가서 식사 메뉴 각각점심특선 두 가지 모두를 주문했습니다.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
 
생굴을 처음 먹었을 때 느낌은, 그야말로 '시원하다'였습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다향과 감칠맛과 부드러움이란.. 비린내 따위는 0도 없습니다. 초장 없이 레몬만 뿌리고 먹어도 될 만큼의 맛입니다. 
 

레몬즙을 싸악

 
 
어리굴로 튀김을 한다고 하면 굴 3~4마리씩은 튀겨야 모양이 나올 것 같은데, 참굴은 하나씩 튀겨도 치킨 텐더 한조각 같은 비주얼이 나옵니다. 여기에다 마요네즈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면, 느끼할 틈 없이 맛있는 굴을 먹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식사 메뉴 중 개인적으로는 역시나 굴국밥이 가장 시워언하고 맛있었습니다. 역시 근본 메뉴 아니겠습니까. 
 
다음에는 저녁에 웨이팅을 견디고 방문하여 굴찜과 소주 한잔을 기울여볼 의지가 솟아납니다. 대전에서 굴이 생각난다면, 여기는 꼭 한 번 방문에 보셔야 한다는 말씀으로 끝맺겠습니다.. :)
 

왼쪽부터 굴국밥, 굴순두부, 굴매생이탕입니다. 3인 이상이시면 그냥 다 주문을..